납법산 ( 法拉山）



납법산의 주봉인 운조봉에 가려면 철판으로 된 다리를 건너야 하고, 직각으로 세워진 듯한 사다리를 건너야 비로소 두 산이 상치하고 있는 산의 입구에 이르게 된다.

좌측에는 조용히 엎드려 있는 코끼리인 듯 와상봉인가 하면 오른 쪽에는 하늘을 나는 용인 듯한 비룡암이 놓여 있는 가운데 구름과 나무 그리고 산의 모습이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 광경은 그야말로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모를 정도이다. 실로 “한 봄철의 풍경은 신선의 놀이터요, 울려오는 악곡소리는 도화원을 연상케 하노라”는 경지를 연상케 한다.

납법산의 산굴은 산의 곳곳에 널려 있는데 등산로에서 좀 떨어진 것들로는 조양동(朝阳洞), 만불동(万佛洞)、장선동(长仙洞), 현양동(悬羊洞), 정심동(正心洞), 진골동(珍骨洞) 등이 있다. 등산로의 가까운 곳에는 태극동(太极洞), 대화동(大和洞), 단로동(丹炉洞), 관천동(观天洞), 천심동(穿心洞), 적수동(滴水洞), 통천동(通天洞), 탑동(塔洞), 운광동(云光洞) 등이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천심동은 장미대선(长眉大仙)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옛날에 목귀영(穆桂英)이 만삭의 몸으로 군사를 거느리고 천문진(天门阵)을 격파하고 도중에 어느 낡은 절에서 양금표(杨金豹)를 낳았는데 후에 장미대선이 그를 수용하여 천심동에서 호랑이의 젖을 먹이면서 문무를 갖추도록 가르쳤다고 한다. 16년 후, 양씨 가문의 장병들이 첩첩 포위에 들었을 때 장미대선은 비로소 양금표를 산에서 내려가 가족을 찾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천심동 입구를 나서서 좌측으로 약 5미터 가량 정도 가면 바로 적수동이다. 적수동은 마치 이어져 있는 두개의 저수지처럼 천심동의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적수동의 물은 동굴 천정의 돌 틈에서 흘러 내려 저수지와 같은 못을 이루었다고 하다. 그 물은 종래로 마른 적이 없고 넘쳐나지도 않으며 맑기로 그 밑바닥을 빤히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등반로를 따라 내려올 때 천심동의 북쪽입구로 나와서 장사동을 거쳐 통천동으로 가게 되는데 이 구간을 “칠보험(七步险)”이라고 부른다. 비록 손이 닿을 듯한 지척에 놓여 몇 걸음이면 도착할 듯 하지만 그 길은 험악하기로 짝이 없다. 너비는 한자도 되지 않는데다가 울퉁불퉁하며 양 켠은 또 천길 낭떠러지이기 때문에 건너가려면 반드시 도마뱀마냥 암벽에 붙어서 조금씩 앞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동굴 하나의 거리쯤 지나야 비로소 통천동에 도착할 수 있다.

통천동은 작은방 정도의 크기인데, 동굴 좌측 위쪽에 돌 틈이 나 있어 푸른 하늘이 바라 보인다. 그 돌틈은 마치 신선이 검으로 쪼개어 놓은 듯 한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일찍 여기에 돌로 만들어진 테이블, 의자, 바둑판, 바둑알 등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것은 바로 신선들이 이 곳을 찾아 여가를 즐길 때 남긴 것이라고 하였다.

통천동 입구에서 멀리 바라보면 산 아래에 움푹 패인 곳이 있는데, 그곳을 흑어포(黑鱼泡)라고 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흑어포에는 가물치 요정이 한 마리 살고 있었는데 늘 난리를 부렸다고 한다. 도를 닦아 신선이 된 하북 사람 기소당이 마침 이 곳을 지나면서 그 일을 알고 요술로 그 가물치요정을 항복시켜 이 흑어포에 감금시켜 놓았다고 한다. 그 가물치 요정이 다시 세상을 어지럽히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기소당은 그 후에 통천동에서 살았다고 하는데 그리하여 통천동을 또 기선동(纪仙洞)이라고도 한다.

납법산에는  탑동이 있다. 탑동으로 가는 길은 돌로 만들어진 계단이 있지만, 가파르기는 마찬가지로서 마치 하늘로 통하는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과 같을 지경이다. 탑동에는 돌로 쌓은 인형탑이 있는데 언제 누가 쌓아놓았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 탑은 진흙으로 만든 것도 아닌데 그 오랜 세월 동안 무너지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마냥 신기한 일이 라고 할 수 있다.